main story
# 추격의 다운폴(downpour)
때아닌 폭우가 찾아온다.
계절의 변화도 없는데 이맘때가 되면 하늘은 한이 맺힌것처럼 굵은물방울을 쏟아냈다.
어김없이 찾아온 강한 빗줄기에 익숙해질법도 하련만 몇일째 계속되는 폭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든다. 억겁의 시간을 견뎌내는것이 슬프기라도 하듯 누구하나
밝은 기색없이 원망스러운 하늘만 쳐다본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활동할 시간에도 선뜻 길가를 돌아다니는이가 없다.
폭우가 시작되면 빗소리말고는 적막만이흐르는 도시에 시끄러운 호각소리가 울려퍼진다.
통금시간 외에 들리지 않던 싸이렌소리까지 잠잠하던 도시를시끄럽게 깨우고야 만다.
혹자는 이것을 그들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와도 같았다고 한다.
아슬아슬하게 긴장감이 흐르던 도시에 드디어 그들이 움직일것이라는 거친 인사를 해온다.
빗속에서조차 꺼지지않는 불씨는 작지만 웅장하게 퍼져나갈것이라.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는 그들의 발소리를 숨겨 주고 그들이 머물렀던 흔적을 말끔하게
지우며 더러운 얼룩을 벗겨내듯 거칠게도 쏟아져 내렸다.
# 디켄과 마피아,빗속에서의 첫 대면
암시장의 리더 'HH'의 지휘아래 데드록 전 구역 주요관리 시스템의
해부도와 각 구역의 건물지도를 도둑맞게 된 정부는 빠르게 대처하여
담당 구역에 배치되 있는 디켄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게 된다.
정보를 훔쳐갔던 소년을 잡기위해 디켄들은 발빠르게 행동했으나 이에 마피아들은
소년을 무사히 귀환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이 싸움으로 두 세력간의 갈등은 더욱 고조 되었다
# 은밀한 안개(covert fog)
한치앞도 분간하기 힘든 안개 경보가 내렸다.
이날 밤은 지독히도 어둡고 건조한 공기가 대기와 만나 기분나쁜 안개를 만들어 냈는데
안개는 평소보다 축축하고 미지근한 바람에 실려와서인지 쌀쌀한 저녁임에도
안개의 포근함이 오히려 몸을 끈적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의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어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통에 꽤 늦은 시간인데도
집집마다 소등이 된 집을 찾기 어렵다. 살갗에 닿는 눅눅함이 낯설었던 것일까
그날따라 왠일인지 몽롱함에 빠져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것이다.
법으로 금지 되어있는것을 알면서도 이토록 잠이 들지 못하는 날에는
가까운 이웃과 가벼운 술자리를 만들어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던 옛추억에 잠겨
저도 모르게 창밖을 기웃댄다. 마침 같은 마음으로 거실을 서성대던 이웃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동지애를 느끼고 배시시 웃어 버렸지만 이내 지독하게
뿌연 안개가 길을 삼켜버리는통에 몸을 돌려 버린다.
[띵-똥]
뜻하지 않은 초인종 소리는 그때 들려왔다.
# 드리워진 안개 속 움직임
일전에 '추격의 다운폴'사건의 배후로 'HH'가 있다는 소재를 파악하고 마피아의
양조장 위치를 알게 된 디켄은 그들의 움직임을 피해 양조장을 습격하는데 성공한다.
양조장 내부에는 어린 소년,소녀들을 인부로 쓰던 마피아 무리와 일당을 소탕하는데
큰 성과를 거두게 된 디켄은 4구역의 마피아들의 중요 정보를 입수하는것에도
성공을 하며 승승장구를 하였고 마피아들과 가깝게 내통하던
'HH'의 수하 '비스'를 검거하는 쾌거를 이룬다.
이에 'HH'의 수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지만
'HH'의 전언으로 시민들에게 술과 담배를 나눠주면서 마피아들은 그들의 존재를
확인시키는데 성공한다. 시민들은 그들을 위험분자로 인식하면서도 이 희한한
호의를 나쁜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이와같은 물자적 지원은 마피아들을 지지하는 세력을
만드는데 한몫 했을뿐 아니라 그들의 대한 인식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먹먹하게 깔려있던 짙은 안개는 혁명(revolution)의 전조를 울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 탈환의 엠버(ember)
잔잔하게 불어오던 바람은 일제히 방향을 바꾼다.
불가에 모여앉아 몸을 녹이던 사람들도 갑작스러운 대기의 반향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황량한 하늘을 바라보는데
대꾸도 없이 그것들은 불꽃의 향연을 즐기며 흐드러지는 잿더미 먼지를 만들어낸다.
얌전하게 타오르던 불씨는 무슨 대화를 나누었던 것인지 일제히 제 몸을 크게
부풀려 사람들을 당황시킨다.
고요하던 안갯속 새벽은 지진이라도 난 듯 일렁이고 있는데 아무도 없을 것 같던
골목에서는 붉은빛의 움직임이 바람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다.
불가에 마주 앉아있던 사람들은 익숙하게 서로의 시선을 교차하고 아무런 웅성거림도
없었지만 정해진 가이드를 따르듯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깊은 잠에 빠져야 할 새벽.
아직은 잠들 수 없는 그들의 시간 속으로 깊게 타들어가 숯이 되어서도 타오르리라
다짐이라도 한 듯 모두가 사라진 불가에 불씨는 맹렬한 소리를 내며
제 몸을 화염에 맡기었다.
# 체어맨(chairman) 위젤의 사망
검거했던 마피아일당과 'HH'의 전령 비스(vis)를 탈환하기 위해 마피아들은
본격적으로 디켄청사를 공격할 준비를 하게된다.
이 계획을 알게 된 디켄은 공격에 대비하여 만전을 기하기 위해 검거한 일당을
1구역과 5구역으로 나누어 투옥시킨다.
5구역으로의 병력지원을 하지 않고 1구역으로
군사를 집중시켰으나 계획적으로 디켄에게 검거되었던 비스는 감옥을 부수고 본래
목표였던 위젤의 암살을 위해 청사 안을 뒤집어 놓는다.
디켄들은 속수무책으로 작은 소녀에게 당해야 했고 결국 체어맨을 지켜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체어맨의 사망은 완전한 디켄의 패배로 기록되었고, 디켄과 마피아간에 더이상
물러설수없는 벼랑끝 싸움의 방아쇠를 당기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 Spore Bomb(스포어 밤)
평소라면 고요했어야할 야심한 시간.
암흑 속에 묻혔어야할 청사 앞은 일렁이는 불꽃으로 사람들의 그림자를
기괴하게 일그러트리고 있었다.
막아선 자와 항변하는 자들 모두 이런 상황에 오게 된 것을 반기는 이는 없었으리라.
쌓였던 불만은 활화산처럼 부풀어 전쟁으로 지쳐버려
조용하던 무리들을 길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불안정한 시대가 낳은 분노는 안개를 뒤덮은 밤하늘 아래 작은 진동을 만들었지만
그것은 오래지 않아 사그라들었다.
모든것이 멈춰버린 그 날,
처음으로 목소리를 낸 아우성은 ‘정의’를 앞세운 정부의 억압으로
새벽에 부서지는 달빛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침이 올라왔다.
# 실패한 쿠테타, 데드록의 새바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피아가 연루되었다는 말과 함께
모의를 하던 민간인들은 다시금 흩어져 버렸다.
그들로 인해 정부에게 평생 시달리는 것은 모두가 바라지 않았으니
이정도 피해에서 끝났다고 가슴을 쓸어내릴 뿐이었다.
거세게 저항했던 몇몇의 사람들은 구금되어 몇가지 심문이 끝난후에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이 사건후로 정부는 시민들에게 앞으로의 진행상황과 현재상황에 대한
공식 발표를 내놓게 되었고, 데드록을 이끌어갈 새 인물을 올려놓게 된다.
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인재를 말이다.